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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Model Driven

2023. 9. 12. 11:13ㆍ[IT컨설턴트]/KMS

지식경영을 알기 전에 다음 퀴즈를 생각해보자.

 

“모세가 추종자의 무리를 이끌고 사막을 횡단하고 있다. 그런데 가져온 물이 다 떨어져 가고 있다. 모세와 그의 무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가나안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사막을 건너가고 있는 공동체에게 생사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사막에서 생존의 필수조건인 물이 점점 바닥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이들이 생존을 위해 할 수 있는 활동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사막은 기업이 당면한, 언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비즈니스 환경이다. 이 사막과 같은 환경에서 우리 회사(혹은 기관)의 비전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불행하게도 우리가 가진 자원이 점점 바닥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동아비즈니스리뷰

 

우선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가 물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함께 모아서 나누어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누가 생명과 같은 물을 남들과 나누려 하겠는가. 여기엔 공동체의 목숨을 담보한 끈질긴 설득이 필요하다. 설득에 성공하면 물이 필요한 사람을 확인하고, 물탱크를 장만해 물을 모으고, 물 배급에 대한 규칙을 제정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 해야 할 일은 새로운 물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현재 있는 물이 바닥나기 전에 오아시스를 찾아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금 함께 가나안이라는 약속의 땅에 가고 있다는 사실을 꾸준히 상기시킴으로써 이 위기를 견딜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이 퀴즈는 지식경영을 이해하는 세 가지 인사이트를 준다.

있는 물 나누기: 어떻게 지식이 고수에서 하수로 흐르게 할 수 있는가?

  • 없는 물 만들기: 어떻게 현재 조직에 없는 지식을 확보할 수 있는가?
  • 가나안 가기: 어떻게 1과 2를 조직 비전과 전략에 초점을 맞춰 성과와 연계할 수 있는가?

지식경영의 범주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벗어나지 않는다. 모든 지식경영 활동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세 가지 핵심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여러 기업의 사례를 살펴본다.

 


있는 물 나누기: 우미건설의 현장 노하우 공유

우미건설은 사무용 빌딩, 아파트, 플랜트 등 다양한 건축, 토목사업에 진출해 있는 건설사다. 2000년대 들어서 사업이 계속 확장되고 조직이 커지면서 우미건설은 성장통을 앓았다. 관리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00년에 그룹웨어를, 2004년에 ERP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조직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전국 방방곳곳에 건설현장이 늘어나고 신규 인력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기존 기업문화가 오히려 위협받는 상황이 형성됐다. 기존 직원과 신규 인력들 간의 마찰도 생겼다. 안수한 팀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기존 직원이 소장을 하는 현장과 경력으로 입사한 직원들이 소장을 하는 현장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건설회사의 특성상 군대문화가 있는데 그러다 보니 경력직원들이 기존 현장소장 아래에서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반대로 경력직으로 입사한 소장 밑에서는 기존 직원들이 버티질 못했다. 현장소장이 현장을 지배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생겼다.” 이러한 문화적 충돌은 수익성으로 이어져 각 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관리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미건설이 선택한 방법이 지식경영이다. 이화여대 김효근 교수가 우미건설 경영진에게 지식경영을 통해 조직운영 능력을 강화하고 현장 사업관리 능력을 강화하자고 제안을 한 것이 시초였다. 우미건설은 직원 13명을 뽑아 3개월 동안 이화여대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지식경영 집중 교육 프로그램에 보냈다. 이론적 지식은 있으나 실무 지식이 부족한 대학원생들과 이론적 배경이 부족하고 실무에 대한 이해만 있는 우미건설의 직원들은 교육을 함께 받으며 서로에게 자극을 줬다. 13인의 특공대는 사내 지식경영 컨설턴트로 성장했다.

또 2006년 외부 컨설팅업체인 날리지큐브의 도움을 받아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가 도입됐고 ‘3P로 3無 실현’이라는 슬로건도 만들어졌다. Process를 개선해서 야근을 없애고, Professionalism으로 무(無)경쟁인 회사를 만들고, People을 교육시켜 무(無)결점의 제품을 만들자는 뜻이었다.

지식경영으로 이뤄나갈 목표가 세워졌고 이를 전담할 조직이 필요해졌다. CEO는 인사담당 상무를 CKO(chief knowledge officer)로 임명했고 13인의 특공대가 그 아래에서 ‘지식농장’을 운영하며 각 부서의 지식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정책을 수립·수정하도록 했다. 또한 팀장급 인사들을 ‘지식마스터’로 임명해 지식활동의 결과물을 평가하고 정리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우미건설 KMS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출처 : 동아비즈니스리뷰

 

우미건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매뉴얼화한 부분이다. 표준화된 업무프로세스는 KMS 내 지식보관창고인 지식마당의 분류 체계와 동기화되도록 관리한다. 각 팀과 현장의 단위업무를 정의하고 업무 절차를 시각화해 절차 및 방법을 정리하고 매뉴얼화해 지식마당에 등록, 관리한다. 또 매년 5월에는 이 매뉴얼을 업데이트하도록 한다. 정기적인 감사활동을 통해 매뉴얼대로 업무가 추진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현장 노하우를 축적하고 공유하기 위해 운영하는 ‘공종별 착안사항’ 코너도 주목할 만하다. 공사 마감 90% 시점에는 이번 현장을 통해 배운 착안사항을 정리해 지식마당에 등재한다. 이렇게 축적된 지식은 신규 현장에서 동일 공사 시에 활용하는 밑거름이 된다.

 


없는 물 만들기: 포스코ICT의 I-Time 제도

포스코ICT는 포스코 계열사의 시스템 관리(SM·System Management)를 담당하는 회사다. 2010년 포스데이터(IT전문)와 포스콘(철강분야 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며 출범했다. 포스코의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포스코ICT 역시 지식경영시스템을 오랫동안 운영해왔다.

이 회사는 CEO 지시로 ‘I-Time’이라 불리는 아이디어 개발 및 지식공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직원들이 일상 업무를 멈추고 자유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도록 권장한다. 물론 외부 프로젝트 파견인력 이 다수인 근무여건 때문에 I-Time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이 시간만큼은 각 팀의 리더들이 직원들에게 아이디어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제도인 만큼 수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종소리와 함께 I-Time을 알리는 사내방송이 시작된다. 처음 이 제도를 도입했을 때에는 직원들은 기존의 업무를 처리하는 동시에 아이디어 활동까지 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각 팀의 리더들도 직원들에게 자유시간을 주는 것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일부 고객접점 부서에서는 ‘우리는 I-Time에 참여가 어렵습니다’라며 수요일 오후 대신 다른 요일에 개별적으로 I-Time을 진행할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알 면서도 경영진은 I-Time 제도를 적극 추진했다.

 

 

아이디어 작성은 IMS(Idea Management System)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진다. 한 직원이 아이디어를 올리면 다른 직원들이 이를 보고 첨언하거나 피드백을 해주며 최종 아이디어를 완성한다. 이때 아이디어는 단지 제안의 형식에서 그치지 않고 최종적으로는 예상되는 리스크에 대한 극복 방안까지 포함한 하나의 사업계획서 형식으로까지 구성돼야 한다. 포스코ICT의 지식경영 업무를 맡았던 기업문화그룹 최영란 차장은 “I-Time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성과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면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학습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개인과 조직의 역량이 향상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가나안 향해가기: Business model-driven KM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 지식경영에는 나름의 공식이 있었다. 전사 지식지도 구축, 지식 마일리지 체계 구축 및 보상방안 수립, CoP 운영체계 마련, KM 운영조직 구성, KMS 구축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누구나 할 것 없이 반복해왔다.

이렇게 정형화된 한국식 KM Best Practice는 공공, 민간 및 산업 형태에 구애되지 않고 적용돼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로 인해 다양한 문제점들이 제기됐으며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틀만 갖추어 놓았지 정작 업무습관으로는 정착되지 못해 업무성과를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부분이 미진하다는 지적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방법론이 ‘Business model-driven 지식경영’이다. 이 방법론의 특징은 각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핵심활동을 도출하고 이 중 업무성과 극대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비즈니스 이슈를 선정해 문제점과 근본원인을 파악한 후 이에 대한 지식경영 관점에서의 해결방안을 마련하도록 돕는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정리된 1차 후보를 검토해 향후 노력을 집중할 핵심활동을 최종적으로 선정하게 된다. 이렇게 선정된 각 핵심 활동별로 현재 어떤 문제가 있으며 그 문제가 일어나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개선기회를 도출한 후 제도, 문화, 도구(시스템) 관점에서 지식경영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게 되는 흥미로운 과정이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실행되는 지식경영은 성과측면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하며 기업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기도 한다.

 

 


가나안 향해가기: Task Management

지식경영에서 CoP 활동이 현장 노하우를 공유하고 학습하는 도구로 자리잡았다면 비정형 프로세스가 많은 사무업무를 관리하고 그 결과를 자산화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것이 TM(Task Management)이다. 직원들에게 맡겨진 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 등을 수시로 확인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Task라는 개념으로 제공한다. 직원들에게는 해야 할 업무를 상태별로 관리하고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임원 및 팀장에게는 진행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지연되고 있는 부분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지원하게 된다.

TM은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이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논의하면서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설계됐다. 관련된 사람들 간에 업무와 회의, 일정관리, 전자결재 등이 자유롭게 연결되고 일의 흐름과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TM을 실제로 구현해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 사례도 많이 있고, 현재도 여러 기업 및 기관들이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에 있다.

다만 도입 전에 먼저 이렇게 일하는 문화가 과연 우리 회사에 적합 할 것인가 하는 질문부터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자기가 하는 모든 일을 TM 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하도록 하면 이에 따른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TM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기업들은 CEO의 강력한 의지 아래 경영혁신의 도구로 전사에 적용했거나, 전담조직의 세심한 변화관리하에 내부 성공사례를 만들어가며 자율적으로 정착한 사례도 존재한다.

출처 : 이승훈, "있는 물 나누고, 새 샘물 파고... 풍요의 땅으로 향해 가는 ‘지식경영’",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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